잔잔한 위로를 주는 이야기
주인공 박동훈은 순리대로만 살아가는 평범한 아저씨다. 그런 그에게 뇌물이라는 유혹이 온다.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책상 서랍에 넣어뒀던 돈이 다음날 사라진다. 회사에 파견직으로 있는 이지안이 가로채간 것이다. 이지안은 대부업자로부터 쫓기며 거동이 불편하시고 귀가 안 들리는 할머니를 데리고 힘겹게 살고 있었다. 사회로부터 기댈 곳도 없이 혼자 힘으로 힘겹게 살아가며 점점 독해졌을 거라 생각된다. 이지안은 가로챈 뇌물을 쓰레기통에 버리고 도준영이 박동훈을 회사에서 쫒아내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이유가 박동훈의 아내와 불륜관계였기 때문이다. 이지안은 도준영에게 돈을 받는 조건으로 박동훈을 자를 빌미를 만들기로 한다. 이지안은 박동훈에게 저녁과 술을 사달라 접근하고 박동훈의 핸드폰에 도청 프로그램을 깔아 둔다. 그렇게 박동훈의 일상을 24시간 도청하기 시작한다. 아무리 박동훈의 일상을 들어도 약점 잡을 게 없었고 자신이 직접 유혹해 보려 하지만 실패한다. 그만큼 청렴결백하게 살아온 사람이었다. 오히려 박동훈의 인생은 불쌍했다. 와이프가 바람피운 것도 모르고 동네 친구들과 술 마시고 삼 형제들과 술 마시는 게 다였다. 처음에는 약점을 잡으려 시작한 도청이었지만 나중에는 박동훈이라는 사람에 관심이 생겨 도청을 하게 된다. 서로를 불쌍하게 여긴 박동훈과 이지안은 가까워지게 되고 서로 도와준다. 이지안은 박동훈을 잘라내겠다고 했지만 되려 박동훈을 도와 상무이사가 되게 도움을 준다. 이지안은 자신이 도청하던 것을 걸리고 범죄를 저지른 것을 걸리자 잠적해버리고 모든 것을 알게 된 박동훈은 이지안을 계속 찾아 나선다. 결국 이지안은 자수를 하고 대부업자의 도움으로 증거를 제출해 풀려나게 된다. 이지안은 장 회장의 도움으로 부산에 취직하게 되고 박동훈은 회사를 나와 자신의 회사를 차린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지안과 박동훈은 만나게 된다. 박동훈의 바람대로 다시 봤을 때 웃으며 인사한다. 이지안은 박동훈에게 ' 밥 한번 살게요, 사주고 싶었어요'라는 말을 남기고 드라마는 끝이 난다.
어른다운 어른 : 나의 아저씨 리뷰
나이가 들고 보니 주변에 어른다운 어른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부터도 그랬고 주변을 봐도 다들 그냥 나이만 들었을 뿐이지 성숙한 어른은 없었다. '나의 아저씨'에 주인공 박동훈은 어른이었다. 방황하고 사회로부터 상처만 받아온 이지안에게 기댈 수 있는 어른이 돼주었다. 이지안이 박동훈의 뒤를 캐기 위해 24시간 도청을 하지만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다. 뒤가 이렇게 깨끗한 사람이 있을까? 말 한마디도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는 말은 안 하고 오히려 위로가 되는 말들을 해준다. 박동훈은 이지안의 할머니를 시설에서 보호받을 수 있게 도와준다. 할머니와 이지안의 세대가 나뉘어 있다면 부양할 의무가 없기 때문에 시설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이 사실을 몰랐던 이지안은 혼자 그 무거운 짐을 지고 있었다. 주변에 알려줄 어른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지안의 눈앞에 처음으로 도움이 되어준 어른이 나타나 준 것이다.
극본, 박해영 작가
'나의 아저씨'는 나의 해방 일지, 또 오해영 등 스토리 탄탄한 드라마들의 극본을 맡은 박해영 작가님 작품이다. 박해영 작가님의 드라마를 보면 사람 한 명 한 명의 스토리를 소중하게 생각해주고 주목해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우리 모두가 각자의 사연이 있고 스토리가 있듯이. 그래서 더 우리가 직접적으로 위로받는다는 느낌이 드는지 모르겠다. 박해영 작가의 드라마들의 또 다른 특징으로 명대사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다. 그냥 있어보이는 말들을 하는게 아닌 진짜 그상황에 처해있다면 주인공들이 어떻게 말할 것인지 충분한 공감을 가지고 대사를 쓰는 듯 하다. 또 주인공의 상황 배경이 충분히 녹아든 대사라 더 공감을 하게 된다. 예를 들어 박동훈이 건설회사에서 일하는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과 관련된 이야기를 비유하며 이지안에게 해준다던지 기훈의 실패를 바탕으로 도움이 되는 얘기를 해준다던지, 작중에 이런 디테일들이 상당히 많다. 꼭 감동을 주는 대사가 아니더라도 작중 동훈이 사는 동네 이름 후계를 이용해 건배사로 "후계 후계 잔을 비후계!"라는 대사가 나오는데 어떻게 이렇게 아재스러운 대사들을 썻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