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주받은 도시 호킨스 : 리뷰
넷플릭스를 먹여 살리는, 넷플릭스 대표 시리즈 '기묘한 이야기'는 호킨스라는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일어나는 기괴한 일들을 다루고 있다. 초능력을 쓸 줄 아는 일레븐이라는 소녀와 다른 세계에서 온 '데모고르곤'이라는 괴물들. 그리고 그 진실에 조금씩 가까이 다가가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시즌4에서는 '뒤집힌 세계'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일레븐의 과거가 나오며 여태껏 뿌려뒀던 떡밥을 전부 회수하며 대중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스포일러 포함>
시즌3에서 엘은 능력을 잃는다. 많은 힘을 써서 시간이 지나면 다시 돌아올 줄 알았지만 능력은 돌아오지 않는다. 엘이 스스로 자신을 괴물로 생각해 고통스러워한다. 연구소에서 자신과 같이 실험받던 친구들을 죽였다고 생각한다. 엘의 능력을 찾기 위해 엘은 그렇게 싫어하던 연구소로 다시 들어간다. 다 끝난 줄만 알았던 호킨스에서의 저주가 아직 끝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엘의 힘이 다시 필요했다. 베크나라는 사람 형상의 괴물이 우울증이 있는 호킨스의 사람들을 하나씩 죽여가며 힘을 모은다. 그중 맥스도 베크나의 표적이 돼 죽을 뻔 하지만 친구들의 도움으로 풀려난다. 노래를 들으면 베크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맥스에게 헤드셋을 씌워 도와준 것이다. 연구소에서 엘은 과거의 기억으로 돌아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되짚어본다. 과거 엘이 연구소에서 고통받을 때 도와준 연구소 직원이 있었다. 엘이 도망갈 수 있게 도와주고 엘은 그 답례로 직원의 목에 있던 위치추적기를 제거해준다. 그 직원의 정체는 첫 번째로 초능력을 쓸 수 있었던 001, 원이였다. 위치추적기가 없어지며 원의 능력이 해방되고 연구소의 모든 사람을 학살한다. 엘은 잠재돼 있던 모든 힘을 사용해 원을 막는다. 원을 막는 와중에 뒤집힌 세계의 문이 열리고 원은 뒤집힌 세계로 사라져 버린다. 그렇게 원이 베크나가 된 것이다. 1부 마지막 화에 이 모든 사실이 드러나며 마지막 30분을 엄청 몰입해서 봤다. 시즌 4까지의 모든 떡밥이 회수되며 드라마가 끝나고도 충격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정신이 돌아왔을 때는 '또 언제 2부가 나오나, 어떻게 기다리나' 이 생각부터 들었다.
더퍼 형제의 선곡 : 해석
기묘한 이야기는 시즌 1부터 사운드트랙 선곡이 좋았다. 시즌 1 오프닝부터 좋았다. 80년대 신디 사운드로 기묘한 분위기를 만들어 내며 우리를 뒤집힌 세계로 인도했다. 기묘한 이야기의 시대적 배경이 80년대라 너무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또 중간중간 시대를 알 수 있는 히트곡들이 귀를 기울이게 한다. 맥스가 베크나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던 Kate Bush의 Running Up That Hill은 시즌 4 최고의 명장면을 만들었다. 이 곡은 85년 발매 당시 영국 싱글 차트 3위, 빌보드 30위였던 곡인데 기묘한 이야기에 다시 나오며 아이튠즈 1위, 빌보드 싱글 차트 4위를 기록했다. 개인적으로 OST로 쓰인 곡이 더 극적으로 표현돼 원곡보다도 좋았다. 다음으로 에디 먼슨이 박쥐때를 유인하기 위해 연주한 메탈리카의 Master of Puppets를 빼놓을 수 없다. 기타 리프가 나오고 어찌나 반갑던지, 많은 3,40대 남성들의 심금을 울렸을 거라 생각한다. '기묘한 이야기'의 이런 점이 좋다. 괴물이 나오지만 마냥 진지하고 무겁게만 다루지 않고 중간중간 재밌는 요소들이 많다. 거기서 메탈리카의 기타 리프가 나오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다음 시즌에는 또 어떤 곡이 쓰일지 기대가 되는 부분이다.
성숙해진 출연진들
벌써 시즌 1이 나온지 6년이 지났다. 당시 초등학생이던 출연진들이 모두 성장해 열여덟, 스무 살이 됐다. 작중에서도 성장해가며 마주하는 갈등들이 자주 묘사되는데 대표적으로 윌과 마이크의 갈등이 마음 아팠다. 윌은 전 시즌에서도 친구들과 '던전앤드래곤'을 하며 놀 때를 그리워한다. 반면 마이크는 엘과 연애하며 친구들에게 소홀히 하고 윌에게 상처 주는 말을 한다. 비현실적인 내용을 다루면서도 현실에서 우리가 겪어가는 성장의 고통을 다뤄주어 더 많이 공감하며 봤다. 출연진 모두가 잘 자라주어 감사하면서도 시즌 1에서 봤던 귀여운 아이들을 더는 볼 수 없다는게 아쉽기도 하다.
다섯 번째 시즌을 기다리며
시즌 3가 끝나고 시즌 4가 나오기까지도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코로나 때문에 더 늦어진 감이 있어 시즌 5는 좀 더 빨리 나오길 기대해 본다. 올해 더퍼 형제가 각본 작업에 들어가고 24년에서 25년으로 추정하던데 또 다음 시즌에는 출연진들이 얼마나 더 성장해 돌아올지 기대가 된다. 시즌 4가 끝날 때 호킨스가 다시 복구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게 끝이 났다. 그 뒤에 어떻게 사건을 해결해갈지, 베크나를 어떻게 막을 수 있을지 상상이 안 간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묘한 이야기를 추천하며 안 보신 분들은 지금이라도 시즌 1부터 정주행 하시길 추천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