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장의 아들이 신병으로 오다
신병은 장삐쭈 유튜브 채널에 올라오는 애니메이션을 원작으로 한다. 사단장 아들이 부대로 전입을 오며 벌어지는 해프닝들을 코믹하게 그려내 많은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에서는 강찬석이라는 캐릭터를 강조해서 군의 부조리들을 더 중점 있게 보여주고 긴장감을 더해줬다. 원작을 그대로 가져가되 요소 하나를 더 추가해 원작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사운드, 효과음을 좀 올드한 소스를 많이 사용해 집중에 방해가 됐다는 점이다. 만화의 느낌을 더 가져가려고 가벼운 효과음을 의도한 건지 모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사운드가 전반적으로 조금 아쉬웠다.(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운드는 좋았다.) 박민석은 전입 오자마자 선임들의 장난을 받는다. 계급을 속여서 상병이 박민석의 맞선임인 것처럼 선임들 험담을 하게 유도하며 속인 것이다. 본격적으로 기강을 잡으려던 최일구 상병, 그때 행정반에서 중대장님의 호출을 받는다. 새로 온 신병이 사단장 아들이니 문제 일으키지 말라는 지시였다. 신병은 어리버리한 사단장 아들이 군대 선임들의 도움으로 조금씩 성장해 가는 스토리다. 아버지의 도움으로 편한 곳으로 갈 수 있었으나 부대원들과 정이 들어 열심히 해보겠다며 부대에 남는 박민석. 아무도 반겨주지 않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부대원들에게 조금씩 섞여가며 성장해 간다.
원작에서 나온 캐릭터들
드라마 신병이 무엇보다 화제가 됐던 건 원작과의 엄청난 싱크로율이었다. 어리버리한 박민석을 그대로 연기한 김민호 배우, 폐급 연기를 완벽히 소화한 김현규 배우, 무엇보다 임다혜와 최일구의 목소리는 더빙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원작과 흡사했다. 악역이 너무나 잘 어울리는 이정현 배우도 강찬석 역 그 자체였다. 소대장 오석진역도 그 특유의 찐따 목소리와 말투를 잘 살려 볼 때마다 매력을 느꼈다. 원작을 잘 살려준 캐스팅 덕에 신병이 더 인기를 끌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실제 배우들의 군생활>
신병에 나온 배우들이 은근히 나이가 있다. 30대 전후로 김상훈 역을 맡은 이충구 배우는 1987년 생이다. 임다혜 역을 맡은 전승훈 배우가 97년생으로 제일 어리다. 그렇다 보니 다들 이미 군대를 갔다 온 군필자들이다. 최일구 역의 남태우 배우는 2012년 군번으로 드라마의 배경시기와 가장 근접하다. 김상훈 역의 이충구 배우는 2008년 군번, 임다혜 역의 전승훈 배우는 2017년 군번, 박민석 역의 김민호 배우는 2018년 군번이라고 한다. 또 강찬석 역의 이정현 배우는 의무 경찰 출신이라고 한다.
진짜 군대에 가까운 드라마 '신병'
대한민국이 징병제이다 보니 영화나 드라마에서 군대가 배경으로 많이 등장한다. '용서받지 못한 자'부터 최근에 D.P 까지, 모두 군대의 부조리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영화이다 보니 아무래도 극적인 요소를 가미해 부조리가 심하게 보이기도 한다. 영화보다도 심한 부조리도 있겠으나 보통의 군대를 얘기하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드라마 '신병'이 가장 요즘 군대에 근접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최근에는 핸드폰도 사용하며 또 모습이 변했지만 장삐쭈가 군생활을 한 2010년대에 군대를 가장 잘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신병이 들어왔을 때 하는 장난들, "행정반에서 전파합니다", "잘 못 들었습니다"등 군대에서 쓰는 용어까지도 너무 리얼했다.
신병을 보고 느낀점
나도 14년 군번이라 신병을 보며 군대생활 생각이 많이 났다. 실제로 신병에게 계급을 속이는 장난은 나도 해봤기도 했고 신병이 오면 p.x에서 냉동음식을 사서 파티를 하기도 하고 추억이 많다. 작중에서 선임들 얼굴 보며 누구 닮았냐고 물어보는 장면을 보며 내가 신병으로 처음 부대에 갔을 때, 선임들이 누가 제일 잘 생겼냐며 순위를 매겨 보라한 게 떠올랐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신병이었다"라는 카피를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나도 처음일 때 어리버리하고 잘하는 것 하나 없었다. 그런 내게 선임들이 뭐라 하면 후임 들어오면 잘해줘야지, 잘 알려줘야지 마음속으로 다짐했다. 근데 돌이켜보면 후임들을 많이 못 챙겨줬던 거 같다. 군대에서 뿐만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며 우리는 이 사실을 잊고 살아간다. '나도 처음일 때가 있었는데..' 주변에 방황하는 신병들이 있다면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임이 됐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