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것 그대로의 재즈 : 위플래쉬 줄거리
주인공 앤드류 네이먼(마일스 텔러)은 일류 드러머를 꿈꾸며 셰이퍼 음악학교에 입학한다. 학교 연습실에서 연습하던 어느 날 플레처 교수에게 눈에 띄어 교내 최고의 밴드에 입단하게 된다. 더불어 마음에 있던 여자에게도 용기를 가지고 고백을 해 데이트를 하기로 한다. 모든 게 다 잘 풀릴 줄만 알았다. 밴드의 첫 연습날, 플레처 교수가 들어오자 밴드의 선배들이 모두 긴장을 한다. 플레처 교수는 음정이 틀렸다며 트럼본 연주자에게 폭언을 하고 쫒아내버린다. 쉬는 시간, 그런 광기와 상반되게 앤드류에게는 따뜻하게 대해주며 그의 가정사에 관심을 가져준다. 다시 연습시간, 앤드류가 박자를 틀리자 플레처 교수의 광기가 다시 나왔다. 의자를 집어던지고 쉬는시간에 물어본 가정사로 패드립을 시전 하는가 하며 앤드류를 궁지로 몰고 갔다. 앤드류는 그 후로도 포기하지 않고 드럼 연습을 꾸준히 한다. 메인 드럼이 아녔기에 옆자리에서 악보 넘겨주는 역할을 하며 혼자만의 연습시간을 갖는다.
앤드류에게도 기회가 왔다. 학교 경연대회 때, 메인드러머인 테너가 앤드류에게 잠시 악보를 맡겼다가 잃어버린 것이다. 테너는 악보가 없으면 연주를 못한다며 드럼에서 내려왔고 악보를 다 외운 앤드류가 기회를 갖게 된다. 앤드류는 "위플래쉬" 곡을 완주하고 셰이퍼 학교 밴드는 1위를 차지한다. 그렇게 앤드류는 메인 드럼이 된다. 메인 드럼이 됐다고 안심하기는 일렀다. 다음 경연곡인 캐러밴을 두고 드럼 3명이 경합을 하게 플레처 교수는 다그친다. 그 셋 중에 결국 엔드류가 메인 드럼이 되고 경연 날 늦지 말고 오라며 당부한다. 대망의 경연날, 하필 앤드류가 타고 가던 버스의 타이어가 터져 더 이상 갈 수 없게 된다. 택시도 안 잡혀 렌터카를 빌려 경연에 늦지 않고 도착한다. 그런데 드럼스틱을 렌터카 업체에 두고 와 플레처 교수에게 욕을 먹고 메인 드럼을 뺏길 위기에 처한다. 앤드류는 어떻게든 드럼 스틱을 가져오겠다며 렌터카 업체로 향한다. 앤드류는 스틱을 챙겨 돌아오던 중 트럭에 치여 피투성이가 된다. 그 상태로 경연을 하겠다며 기어코 무대에 올라 드럼 연주를 한다. 당연히 공연은 망쳤다. 플레처 교수는 앤드류를 쫒아내고 앤드류는 플레처가 가혹행위한 것을 변호사에게 증언해 플레처 교수 또한 해임되게 된다. 그렇게 엔드류는 꿈을 잃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살아간다.
하루는 우연히 재즈바에서 플레처 교수를 만나 술을 마시며 있었던 일을 얘기한다. 그러던 중 플레처 교수가 카네기 홀에서 공연을 하지 않겠냐고 제안을 한다. 카네기 홀은 많은 뮤지션들이 그곳에서 공연하는 것을 꿈으로 가질 정도로 유명한 공연장이다. 마다할 이유가 없는 앤드류는 주말 동안 카라반과 위플래쉬를 다시 연습한다. 공연 당일, 모든 준비를 마치고 플레처 교수의 싸인을 기다리고 있는 엔드류에게 교수가 다가온다.
"내가 모를 줄 알았나? 네놈이 찔렀잖아."
앤드류를 대중 앞에서 망신을 주기 위해 부른 것이다. 이날 하는 곡은 앤드류가 준비해간 곡이 아니었다. 그렇게 무대를 망치고 앤드류는 무언가 홀린 사람처럼 카라반의 연주를 시작한다. 앤드류가 진두지휘하여 밴드는 카라반을 연주하고 플레처 교수도 어쩔 수 없이 지휘를 하게 된다. 앤드류의 드럼은 멈추지 않는다. 계속 이어서 다음 곡으로 넘어가 드럼 솔로를 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비주류 장르 재즈 : 영화 해석
재즈는 뉴올리언스 흑인 브라스 밴드에서 출발한 장르이다. 그 시기가 1920년대에서 50년대로 역사가 깊은 장르다. 하지만 모든 음악이 그러하듯 재즈도 쇠퇴의 길을 걷고 지금은 비주류 장르가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재즈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음악을 진지하게 대하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다른 음악장르도 기술적 실력이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재즈와 메탈은 기술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기술적으로 갈고닦아야 표현할 수 있는 장르다. 주인공 앤드류도 큰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최고의 음악학교에서 최고의 밴드에 드럼을 연주한다는 건 실로 엄청난 일이다. 하지만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모른다. 재즈를 한다고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아니고 대중에게 엄청난 인정을 받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화에서도 친척들과 밥 먹으며 미식축구를 하는 사촌들과 비교하는 장면에서 앤드류의 말에 너무나 공감이 되었다. 비주류 음악이라 인정을 못 받을 뿐, 앤드류는 자신의 분야에서 탑티어였다. 내 기준에서는 그렇게 큰 음악학교를 간 것만 해도 부럽고 꿈도 못 꿀 일이었다. (실용음악과에 실기로 불합격한 경험이 있다.) 앤드류가 교통사고가 난 후에도 연주를 포기 못하는 게 이해가 갔다. 그 자리까지 오기 위해 얼마나 절실히 노력했을지. 영화에서는 앤드류가 신입생부터 연습해온 내용을 보여주지만 이미 그런 학교에 입학했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노력을 했다는 것이다.
라라랜드, 데이미언 셔젤 감독
위플래쉬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재즈에 대한 애정이 진심이라는 게 느껴졌다. 라라랜드에서 좀 더 대중에게 맞추어 재즈가 대중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게 했다면 위플래쉬에서는 날 것 그대로의 재즈를 보여줬다. 재즈는 이렇게 전투적이고 상상할 수 없고 어디로 튈지 모른다. 위플래쉬가 끝나고 라이브 재즈 연주를 눈앞에서 본듯 했다. 실제로 연주에 몰입하는 재즈라이브를 끝까지 보고 나면 왠지 모르게 지친다. 영화를 보고 그런 느낌을 받았다. 재즈가 다시 주류 음악이 될 날은 오지 않겠지만 감독의 의도대로 대중에게 좀더 친숙해져서 계속해서 연주되었으면 좋겠다. 문화가 계속 유지가 되려면 그 문화를 소비하는 사람이 지속적으로 있어야 한다.
